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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한 편씩 읽기

[글짓기(초등)] 먹어봐요 김치를, 함께 춰요 K-Pop을~
작성일
2021.02.04

[장려상 - 청소년글짓기 부문]


먹어봐요 김치를, 함께 춰요 K-Pop을~


박 지 후 / 뉴질랜드


안녕하세요? 저는 발랄하고 호기심 가득한 꿈 많은 12살 박지후라고 합 니다. 전 4살 때 뉴질랜드에 이민을 와서 한국과 한국 문화를 거의 TV나 인 터넷으로만 접했기 때문에 뉴질랜드 텔레비전에서 ‘Korea’라는 단어나 한 국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마냥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한국과 실제 한국이 많이 다를까 봐 조금 걱정도 되고 거리 감도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4년밖에 살지 못했던 저는 작년 8월에 한국을 다녀오고 나서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소식만 들으면 몸에서 바로 반응이 나오는 걸 보면 피는 못 속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 문화를 한국 사람만이 좋아할 거라는 편견을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제가 뉴질랜드에서 지내면서 저의 편견을 깬 경험들 을 이제부터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단짝인 브로디의 집에 슬립 오버(한국의 파자마 파티)를 하러 갔을 때 브로디의 엄마께서 점심으로 김 치 라자냐를 만들어주셔서 제가 정말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뉴질랜 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을 ‘키위’라고 하는데 키위들도 김치를 좋아 한다고 하니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집에서만 먹던 우리나라의 음식 ‘김치’ 를 한국인이 아닌 키위 친구의 집 냉장고에 있는 걸 보고 저는 ‘한국의 음식 을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가까이에 있었구나’하고 정말 뿌듯했습니 다. 심지어 평소에도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불고기 같은 한식을 즐겨 드신다 는 말에 또 한 번 깜짝 놀라면서도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 날 엄마 와 아빠가 저를 데리러 오셨을 때 엄마께서는 브로디의 엄마가 김치를 좋아 한다는 사실을 듣고 기뻐하시며 김치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김치전, 두부 김치의 레시피를 알려 주셨고 브로디의 엄마께서는 정말 고마워하셨습니다.

두 번째로 저희 언니가 초등학교 6학년 때 ‘Albany Idol Contest’라는 학교 장기자랑 대회에 언니 친구와 함께 참가했습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이라는 노래에 맞춰 9명의 안무를 2명의 안무로 수정하고, 몇 주 동안 방과 후에 열심히 연습하여, 대회에 나가 준비한 것을 100% 발휘하였습니 다. 아쉽게도 댄스 부분 최우수상은 놓쳤지만, 예선과 본선 그리고 준결승 을 통과하여 결승에 진출 후 실수 없이 실력을 모두 보여준 것만 해도 전 진 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니가 춤을 출 때 관객석에서는 키위 친구들이 후렴 부분을 따라하며 하나가 되었으며 저를 포함한 200명 정도 관객의 마 음을 말 그대로 “Cheer Up”시켜버렸답니다!
또 결승대회에서 K-pop 댄스로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언니는 피아노 연주 부문에도 진출하였는데 기대도 하지 않았던 연주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 아 더 기뻤습니다. 친구들과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 그리고 다른 학 부모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언니는 우리 가족의 자랑이 되었고 엄마와 아빠 의 얼굴에 웃음꽃이 환하게 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작년 7학년 때 학교에서 개최하는 ‘퓨전 댄스 배틀’ 대 회에서 본선 진출을 한 적이 있습니다. 주제는 두 나라의 댄스를 콜라보하 는 것이었는데 저희 팀 친구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하는 중 키위 친구들 이 부채를 활용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제가 한국 부채춤을 보여 주며 어 떠냐고 하니, 모두 동선을 다양하게 짤 수 있고 전체적으로 모양이 예쁘다 며 모두 찬성하여 부채춤과 팝 댄스를 접목해 안무를 만들고 연습한 결과 본선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예쁜 분홍색 털이 달린 부채춤 전용 부채를 구하 기 힘들어 아쉽게도 일반 부채로 대신했지만 연습하는 시간 내내 친구들과 한국의 부채춤을 응용하여 재미있게 안무를 구성하고 놀았던 기억을 떠올리 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의 음식이나 노래, 전통 무용에 대해 뉴질 랜드 사람들의 관심이 제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처음 뉴질랜드 땅에 발을 내디뎠을 땐 우리나라의 문화가 키위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점점 더 한국 문화를 쉽게 받아들 이고 익숙해지는 뉴질랜드를 보면 참 마음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저의 계획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아직 접해보지 못한 뉴 질랜드 사람들을 위해 기회가 있으면 한국학교를 대표하여 흥겹고 멋진 사 물놀이 공연도 하고, 또 직접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가르쳐 주 는 시간도 갖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한국 전통 악기에 관 심이 많아서 3년 전 ‘남십자성 예술단’에서 단원으로 2년 동안 사물놀이 악 기 중 북과 장구를 담당하여 공연했었는데 올해에는 다른 악기도 접해 보 고 싶어서 한국학교에서 특별활동으로 꽹과리와 징을 배우고 있습니다. 뉴 질랜드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에게 알려 주고 싶은 우리의 훌륭한 문화 가 너무나도 많아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