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알마티 콕 바자르에서 만난 고려인들의 식문화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8.24

<알마티 콕 바자르(Көк базар)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려인 음식>

<알마티 콕 바자르(Көк базар)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려인 음식>

<알마티 콕 바자르(Көк базар)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려인 음식>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의 식문화는 잘 알려진 편이다. 특히 고려인들의 샐러드를 모르는 카자흐인은 없을 것이다. 1930년대 당시 소련에 거주하던 고려인은 스탈린의 명령에 의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떠났다. 이후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자신들의 식문화를 현재까지 계승해왔다. 고려인뿐 아니라 카자흐인들의 일상 식탁에는 고려인 음식이 자주 올라온다. 카자흐스탄의 경제 도시 알마티에서도 고려인들의 음식은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콕 바자르(Көк базар)에서는 다채로운 고려인들의 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콕 바자르는 1800년대 후반부터 알마티의 무역 요충지로서 식자재뿐 아니라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고려인들도 고려인 음식을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대표 고려인 음식은 당근 김치, 양배추 김치이다. 이곳에서는 ‘짐치’로 불린다.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는 소금에 절인 채소에 고춧가루를 사용해 매운맛을 더하고, 젓갈 등을 첨가해 저장하여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당근 김치, 짐치는 기름으로 30~40초 볶아 조리된다. 매운맛은 덜하지만 식초와 소금으로 간이 되어 상큼한 맛을 준다. 독특한 점으로는 후추의 첨가다. 후추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며 요리가 부패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한반도에 거주하다가 1800년대 연해주로 이주했던 고려인들은 1930년대 중앙아시아로 다시 한번, 강제로 이주를 하게 된다. 원치 않는 이주였지만, 식문화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던 고려인들은 전통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김치는 지금까지 보존해온 식습관이다. 다만, 김치에 필요한 재료는 과거 소련 땅에서 재배, 혹은 수급이 어려웠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됐다. 대표적인 재료는 당근과 양배추로, 러시아어로는 카레이스키 살라트(Корейский салат, 고려인 샐러드)로 불린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카레이스키 살라트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음식이 됐다.

 

고려인 샐러드는 1kg 당 800텡게(약 2,000원)에서 1,000텡게(약 2,700원) 사이의 금액으로 판매된다. 원재료의 가격에 따라 2,000텡게(약 3,400원) 상당의 품목도 찾아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샐러드는 버섯을 비롯한 기타 재료로 만들어진다. 콕 바자르의 대부분의 상점에서는 현금보다는 계좌이체를 선호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한국 재래시장처럼 고려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는 정량을 구매하더라도 100~200g을 더 얹어준다. 음식의 맛에 만족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카자흐스탄에서 카레이스키 살라트 간판은 특히 알마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고려인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카자흐인도 많다. 고려인의 음식 문화는 카자흐스탄 생활의 일부가 된 것이다.


<알마티 콕 바자르 내부. 카레이스키 살라트(Корейский салат, 고려인 샐러드)라 쓰인 간판>

<알마티 콕 바자르 내부. 카레이스키 살라트(Корейский салат, 고려인 샐러드)라 쓰인 간판>


오늘날 김치는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 음식이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김치는 자주 접하는 음식이다. 이렇듯 현지의 대중들은 미디어에서 빨간 김치를 접하고, 일상의 식탁에서는 고려인 샐러드, 혹은 고려인 김치를 만난다. 이처럼 한국의 음식 문화는 카자흐 사람들에게 가까이 있다. 카자흐스탄은 다양한 소수민족이 함께 사는 다민족국가다. 그 속에서 고려인의 문화, 특히 식문화는 카자흐 내 여러 민족 음식 중에서도 보편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현재 카자흐인들은 고려인들의 샐러드와 한국 김치를 구별하면서, 이 두 메뉴를 즐긴다. 하나는 구소련 시기부터 소개된 고려인의 문화 덕분에, 다른 하나는 독립 이후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전 세계로 확장하기 시작한 덕분에 가능했다. 약 1,900만의 카자흐스탄 인구 중 200만 명은 알마티에 거주하고 있다. 알마티 시민들은 대표적인 재래시장 콕 바자르에서 고려인 음식을 즐긴다. 앞으로도 한국 문화는 도시인들의 삶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문화가 될 것이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uiuotLXFtCg


 아카쒸 다스탄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카자흐스탄 기자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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