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페인의 무더운 여름 속 꽃피운 한국 문화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08.24

태양의 나라, 스페인! 밤 10시까지 해가 지지 않는 여름에는 유독 다양한 문화 행사가 많이 열리기로 유명한 국가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행사가 많이 줄었지만, 온라인 등 새로운 방향으로 작게나마 이벤트들이 열리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마드리드시의 대표적인 여름 문화축제 '베라노스 데 라 비야'에 주빈국으로 참가한 한국은 다양한 장르의 한국 문화를 축제를 통해 소개하는 중이다.


[2021 마드리드 여름 문화 축제 야외 콘서트 풍경 : https://www.veranosdelavilla.com/]

[2021 마드리드 여름 문화 축제 야외 콘서트 풍경 : https://www.veranosdelavilla.com/]



특히 주스페인문화원과 마드리드 시청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9회 스페인 K-팝 경연대회'는 다시 한번 K-팝의 위상을 입증했다. 공연 표가 매진을 기록하며 한류 팬 900여 명이 참석했다.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하에서 경연 대회는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측에 의하면 6월에 스페인 전역에서 총 143개 팀이 참가했으며 최종 10개 팀이 본선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며 K-팝 대회를 빛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는데 지상파 TV 채널인 '안테나뜨레스'는 24일 뉴스에서 K-팝 경연대회 참가팀들과의 인터뷰를 상세히 방영하고 이외 '에레떼베에' 등 타 채널에서도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자부심을 드높여 줬다.



[마드리드 여름 문화 축제 K-팝 경연대회 풍경, 사진: 주스페인 한국 문화원]

[마드리드 여름 문화 축제 K-팝 경연대회 풍경, 사진: 주스페인 한국 문화원]


댄스 부문에서 수상한 여성 4인조 그룹 포니스쿼드(Pony squad)는 "우리 공연을 통해 'K-팝의 철학'이 전달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최고의 결과를 위한 끝없는 노력과 뜨거운 열정을 또래의 스페인 청년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라고 말하여 K-팝은 단순 음악적인 문화를 넘어서 '노력은 빛을 발한다.'라는 한국의 정서적인 메시지를 전해줬다. '베라노스 데 라 비야' 축제 앙헬 무르시아 감독은 "K-팝은 한국 문화의 색다름과 글로벌 문화적 특성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들 역시 노력의 결실로 매년 세계 K-팝 페스티벌이 열리는 창원으로 가는 본선 진출권을 얻게 됐다. 또한 스페인 일간지 ABC는 지난 7월 21일 'K-팝의 발자취: 춤 스텝으로 정복하다'라는 제목으로 지면 기사를 냈다. "K-팝은 여전히 스페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미스테리한 장르이지만 이들은 조용히 우리를 정복해가고 있다."라며 세계 속 다채로운 팝이 퍼져나가는 현상과 그 진원지를 한국이라 보도하며 본선 참가자들과의 인터뷰를 상세 소개했다.


[나윤선 & 울프 바케니우스 재즈 콘서트,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나윤선 & 울프 바케니우스 재즈 콘서트,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이외에도 한국이 주빈국인 만큼 그 어느 때 보다 다양한 전통, 현대 문화와 관련된 행사들이 가득했는데 특히 나윤선 & 울프 바케니우스 재즈 콘서트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정관 스님과 함께하는 [이 음식은 어디서 오는가?]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관 스님 '이 음식은 어디서 오는가?' 및 한국 이야기전 포스터: https://www.veranosdelavilla.com/]

[정관 스님 '이 음식은 어디서 오는가?' 및 한국 이야기전 포스터: https://www.veranosdelavilla.com/]


한국 아티스트로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최초로 수상하며 세계적인 재즈 디바로 등극한 나윤선의 콘서트는 힘들고 지친 대유행 속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 줬다.

미식 국가로 유명한 스페인, 앞으로 다가올 '사찰음식의 대가'로 불리는 정관 스님의 시연회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로 스페인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정관 스님은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시연회를 통해 천 육백여 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사찰음식의 철학과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측은 설명했다.


[박상훈 대사 한국 예술가 14인전 개막식 참석, 사진: 주스페인 한국대사관]

한편, 박상훈 대사 역시 이번 마드리드 여름 문화 축제 중 한 전시인 외교부 산하 아시아교류재단(Casa Asia)이 주최한 한국 예술가 14인전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박 대사는 축사를 통해 마드리드시가 한국을 금년도 축제 주빈국으로 초청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회화, 사진, 설치미술 등 한국의 다양한 예술세계를 여행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는 기대를 밝혔다.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전,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리플릿]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전,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리플릿]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전,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리플릿]


이외에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은 끊임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전]은 역시 새로운 한국 문화를 선보이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한국화랑협회와 스페인 유수 갤러리 3사(안소레나 갤러리 피그먼트 갤러리, 스토아 갤러리)의 협력을 통해 개최된 이번 교류전에서는 한국과 스페인 양국을 대표하는 현대예술 작품 21점이 한 자리에 전시됐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문화원 웹사이트 내 '3D 온라인 가상현실 (VR) 전시관'을 구축하여 스페인 전역 및 세계 어느 곳에서도 관람할 수 있었다.


[K-팝 공연 대회 밤,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K-팝 공연 대회 밤, 사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오지훈 문화원장은 "지난 10년간 스페인 내 한국문화의 입지가 꾸준히 확대되어왔다. 2011년 한국문화원 개원 당시만 해도 한국 문화가 일부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일종의 '마이너 문화'였다면, 오늘날에는 스페인의 주요 미디어와 일반 대중들이 주목하는 '문화의 본류'로 편입되는 추세다."라고 스페인 속 한국 문화 전파 현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앞으로도 한국문화원은 스페인 내 한국 문화의 대중화를 꾀하고,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현지 주요 축제와의 협력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스페인 야외 라이브 음악 공연 풍경]

[스페인 야외 라이브 음악 공연 풍경]


스페인은 문화생활을 중시하는 국가다.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시에서는 여름이면 야외 영화제, 해변 콘서트 등으로 많은 볼거리가 가득한 낭만적인 나라이다. 길어지는 팬데믹 속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문화의 힘이 아닐까? 거리의 음악사, 작은 레스토랑, 바의 라이브 음악 공연도 조금씩 다시 시작되고 있는 여름, 안전 수칙이 잘 지켜지는 가운데 더운 곳은 40에서 50도까지 이르는 무더운 여름 갈증을 씻어줄 좋은 문화생활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장혜진
[스페인/세비야] 장혜진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4, 5, 6기
현) 프리랜서 기자 및 작가, 한국어 강사
경력) EBS 교육 프로그램 및 다큐멘터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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