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예술과 자연의 성공적 결합으로 시민들 사랑받는 뉴포트비치 공원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09.23

이상기온으로 남가주에 가뭄이 계속되면서 산불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미국 농무성 소속 산림청(USDA -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st Service) 소속 산림 감독관(Regional Forester)은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8월 31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 캘리포니아의 모든 국유림을 임시 폐쇄 조치했다. 또한 제니퍼 엠버린(Jennifer Emberlien) 산림 감독관은 산불 예방을 위해 하이킹, 캠핑 등 입산 금지 명령을 내린다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5,000달러(약 586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아무리 산이 좋아도 5,000달러의 벌금까지 내면서 등산을 할 수는 없는 일. 통신원이 속해있는 토요산악회는 이런 사태를 앞에 두고서 이번 주말 하이킹 장소를 산이 아닌 바다로 정했다. 간만에 찾은 뉴포트 비치(Newport Beach) 퍼시픽 코브(Pacific Cove)의 파도는 무더위를 피해 바다를 찾은 안젤리노들을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었다.

 

바닷가 모래사장을 따라 걷기를 마친 뒤, 자동차를 타고 LA로 돌아오려는데 뉴포트 비치 시청 일대에 독특한 설치 미술을 볼 수 있었다. 멀리서도 그 밝고 화사한 빛깔과 독특한 형태는 도드라지게 눈을 자극하는지라 도저히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다. 시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뉴포트비치 시청 건물은 바로 야외 공원과 이어지고, 그 야외 공원은 육교 너머 또 다른 공원, 그리고 강아지 공원까지 이어지는 ‘뉴포트비치 시청과 공원(Newport Beach Civic Center and Park)’을 이루고 있었다.

 

LA 카운티의 여러 도시 가운데 뉴포트비치 시(City of Newport Beach)는 중산층과 상류층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공원은 휴지 조각 하나 없이 깨끗했고, 야외에 설치된 조각과 조형물들은 번뜩이는 창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원에는 또한 대형견과 소형견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돼 강아지 천국이 따로 없는 듯했다. 공원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피크닉테이블도 캘리포니아의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형태였다. 알고 보니 맞춤 디자인된 가구라고 하는데, 세련되었으면서도 일관성을 제공하여 공원을 돋보이게 했다. 16에이커의 부지에 들어선 이 공원은 뉴포트 시에 거주하고 있는 활동적 라이프스타일의 시민들에게 꼭 맞는다. 시정부와 사회적 활동을 위한 공간은 기능적이고 상징적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의 중심에 놓여있다.

 

도심 속 생태 공원 안에는 다양한 식물군들이 살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군은 토리 파인(Torey Pine), 코스털 세이지(Coastal Sage) 등 무려 100여 종으로 다양하다. 건조한 사막 날씨에서도 잘 자라는 선인장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공원을 설계한 이들이 로컬에서 자라난 식물들을 보존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물을 절약할 수 있도록 꾸몄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전 시청 부지에서 옮겨 심은 야자수도 잘 자라고 있다.

 

이 공원은 남가주의 자랑거리인 게티 센터(Getty Center) 정원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동선을 최대치로 설계한 산책로가 돋보인다. 1.23마일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이 공원의 다양한 식물들을 남김없이 만나게 되고, 눈길을 끄는 수많은 조각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조각들은 상설 전시작품도 있지만 일정 기간을 전시한 뒤 다른 작품들로 대체되기도 한다. 현재의 작품들은 기존의 작품들에 더해 2020년 3월, 뉴포트비치 시의원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한 작품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입구에는 커다란 나비가 풀밭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것 같은 조형물이 나온다. 나비의 날개 색채가 어찌나 화려한지, 가라앉았던 기분도 밝아지는 느낌이다. 콜린 셀리그(Colin Selig)가 만든 파란색의 <전갈(Scorpion)>은 철제 프로판 탱크를 재활용한 작품이다. 낸시 무슬린(Nancy Mooslin)의 <균열된 평화(Fractured Peace)>는 화사한 색깔이 칠해진 목조 아치들의 조합인데 야외에 설치된 모습이 마치 땅에서부터 솟아나온 것 같다. 가장 통신원의 시선을 오래 끌었던 작품은 <듣고 있어요(I’m listening)>이란 조각이다. 스튜디오 시티(Studio City)에 거주하는 모니카 와이엇(Monica Wyatt)의 작품으로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 듣고 있는 부모의 모습을 담았다. 말들이 난무하지만 ‘경청’은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은 이 조각을 눈 앞에 대하는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며 다른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 같다.

 

예쁜 드레스와 멋진 예복처럼 보이는 수트를 차려 입은 여성 커플이 공원을 찾은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작은 토끼 조각들이 동그랗게 모여 있는 장소 가까운 곳의 테이블에 가져온 차와 음식을 예쁘게 늘어놓고 ‘공원에서의 티타임’을 갖고 있었다. 색색의 예쁜 마카롱과 손가락 크기의 오이 샌드위치, 그리고 깨질 위험이 가득한 예쁜 찻잔에 차를 담아 마시는 모습을 보며 아름다운 인간이야말로 ‘예술의 표현 대상’ 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쪽 공원과 저쪽 공원을 잇는 육교도 예술적 감각이 넘친다. 뉴포트비치 시는 예술 위원회의 안내와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에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화활동은 연중 진행되며 중앙도서관의 전시회, 공원 내 조각전, 매년 열리는 뉴포트 해변미술전, 녹색음악회, 다양한 예술강좌 및 특별행사 등이 있다. 공원 주소는 100 Civic Center Drive, Newport Beach, CA 92660이다.

 

<뉴포트 비치 시청의 현판>

<뉴포트 비치 시청의 현판>


<철제 파이프라인을 재활용한 작품, 전갈>

<철제 파이프라인을 재활용한 작품, 전갈>


<낸시 무슬린의 조형 작품, 균열된 평화>

<낸시 무슬린의 조형 작품, 균열된 평화> 


<봄철 뉴포트 비치에 가득한 토끼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

<봄철 뉴포트 비치에 가득한 토끼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



<딱따구리와 나무 조각>

<딱따구리와 나무 조각>


<결승선을 뚫고 들어오는 승자 조각>

<결승선을 뚫고 들어오는 승자 조각>



<뉴포트비치의 공원에 들어선 독특한 캐릭터, 두 명은 연인>

<뉴포트비치의 공원에 들어선 독특한 캐릭터, 두 명은 연인>



<그들의 티타임. 도자기 차주전자와 찻잔까지 가져왔다>

<그들의 티타임. 도자기 차주전자와 찻잔까지 가져왔다> 


<육교로 가는 연결 부위도 예술 작품>

<육교로 가는 연결 부위도 예술 작품>


<큰 강아지 전용 공원>

<큰 강아지 전용 공원>

<큰 강아지 전용 공원>



<조형물과 식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공원의 경관>

<조형물과 식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공원의 경관>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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