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스위스 아트 바젤 2021 개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1.10.07

<영국 작가 몬스터 체트윈드(Monster Chetwynd)의 작품 '눈물(Tears)' 아트 바젤 행사장, 메세플라츠 공연 – 출처 : 통신원 촬영>

<영국 작가 몬스터 체트윈드(Monster Chetwynd)의 작품 '눈물(Tears)' 아트 바젤 행사장, 메세플라츠 공연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위스 바젤은 스위스와 독일, 그리고 프랑스 3국이 맞닿은 접경 지역이다. 이러한 지리상의 이점과 함께 언어와 문화의 교차 지점인 바젤에 1970년 바젤의 갤러리스트였던 에른스트 바이엘러와 트루디 브루크너, 그리고 발즈 힐트는 처음으로 아트 바젤을 런칭한다. 런칭 당시 10개국에서 온 90개의 갤러리와 30여 개의 예술 출판사가 참여한 소규모 형태였으나 50년이 지난 지금 홍콩과 미국의 마이애미 비취에 지사를 두고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날리며 세계 최대 그 규모의 아트 페어(Art Fair)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람회는 첫 이틀 동안은 VIP 고객과 예술분야 관계자들의 입장만으로 이뤄지고 일반인들의 입장은 그 후 사흘 동안 이뤄지는 총 5일간의 행사로 진행되는데 구성을 살펴보면 세계 각지에서 온 갤러리들이 직접 참여해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갤러리즈 섹터’와 함께 일반 전시 형식의 ‘아트 언리미티드 섹터’,그리고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섹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관람객들은 전시 구경과 함께 작품을 매입할 수 있다. 단 전시 규모가 대단하여 보통 하루의 일정만으로는 관람이 어려울 수 있다.


<스위스 작가 우어스 피셔(Urs Fischer)의 작품 '빵으로 만든 집(Bread House)'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위스 작가 우어스 피셔(Urs Fischer)의 작품 '빵으로 만든 집(Bread House)'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이번 2021 아트 바젤에는 전 세계 33개국, 272개의 갤러리들의 참여로 이뤄졌으며 피카소, 발투스, 앤디워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들의 걸작들과 함께 신인 작가들의 작품들로 그림, 조각, 드로잉, 설치, 사진, 비디오, 디지털 아트 등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아트 바젤 디렉터인 마크 스피글러(Marc Spiegler) 씨는 “이번 회에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VIP 고객과 미국, 러시아, 아시아 등지에서 오는 인터내셔널 고객들의 입장이 감소한 반면, 젊은 관람객들과 유럽의 콜렉터들의 입장이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며, “보통 300여 개의 갤러리들이 참여하는데 올해는 갤러리들의 참여가 감소함에 따라 전시 작품 출품 수가 다른 해에 비해 적었고 입장객의 수 역시 여러 제약조건으로 인해 감소했으나 참여한 많은 갤러리들이 예년과 비교해 볼 때 사실상 더 많은 작품들을 판매하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현상을 “일부 부유층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지출의 감소로 인한 예술 시장의 투자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슐츠(Andreas Schulze)의 작품 '교통체증(Traffic Jam)' – 출처 : 통신원 촬영>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슐츠(Andreas Schulze)의 작품 '교통체증(Traffic Jam)' – 출처 : 통신원 촬영>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예술 시장에도 다양한 변화를 보였는데 항공으로 이동이 어려운 일부 아시아계 갤러리들은 줌(Zoom) 화상을 통해 갤러리 소유자와 고객들의 상담을 진행하고 하이브리드 형식인 가상 갤러리 투어를 선보였으며 일부 갤러리들은 행사 오픈 이전 이미 작품들의 고해상도 이미지들을 잠재 고객들에게 제공해 첫 프리뷰 전에 판매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예술 시장의 동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갤러리들은 자신들만의 컨셉을 가지고 박람회를 준비하였다. 한 예로 바젤의 카르자니가 갤러리는 평소보다 더 많은 예술인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초청해 예술품에 투자가 준비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하종현 작가의 '접합, 2018' – 출처 : 통신원 촬영>

<하종현 작가의 '접합, 2018'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 작품들은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국제 갤러리가 진행을 도맡았으며 ‘아트 언리미티드 섹터’에 한 벽면을 가득 메운 한국 단색화의 거장 하종현 작가의 <접합, 2018>을 비롯하여 플렉시 글라스와 아크릴을 이용해 물과 안개, 자연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이기봉 작가의 <Conditions of Meaning, 2014>, 함경아 작가의 자수회화 <Needling Whisper, Needling Country, 2018>, 설치 예술 작가 강서경 작가의 <Tender Meander, 2018>, 미국의 현대 미술가 제니 홀저의 <The optic becomes, 2020>, 영국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Glisten, 2018>,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 작가의<Ecriture, 2012>, 장 미셸 오토니엘의 자홍색 빛이 도는 거울 유리구슬 조각 작품 <루브르의 장미(Rose of the Louvre), 2020>등 10여 점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한국 국제 갤러리 출전작, 좌측 아니쉬 카푸어의 'Glisten, 2018', 우측 함경아 작가의 ‘Needling Whisper, Needling Country, 2018’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 국제 갤러리 출전작, 좌측 아니쉬 카푸어의 'Glisten, 2018', 우측 함경아 작가의 ‘Needling Whisper, Needling Country, 2018’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위스 상갈렌 갤러리 관장인 죠바니 카르민(Giovanni Carmine)의 설명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아트 언리미티드 섹터’에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설치 조형물보다는 대형 그림 혹은 벽을 장식할 수 있는 작품들, 즉 한 작가의 여러 작품들이 시리즈 형태로 전시된 작품들이 많았고, ‘갤러리즈 섹터’ 역시 회화 작품이 강세를 띄며 물리적 만남에 대한 갈망을 채우고자 하는 듯한 조형 이미지들의 배열이 눈에 띈다고 전한다. 또한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시대가 불확실해지면서 예술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회화 장르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추측한다.


<'언리미티드 섹션' 전시장: 좌측, 크리스 렘살루 (Kris Lemsalu)의 'Holly Hell O, 2018' 우측 댄 플라빈(Dan Flavin)의 'Barrier, 1974' – 출처 : 통신원 촬영>

<'언리미티드 섹션' 전시장: 좌측, 크리스 렘살루 (Kris Lemsalu)의 'Holly Hell O, 2018' 우측 댄 플라빈(Dan Flavin)의 'Barrier, 1974' – 출처 : 통신원 촬영>


아트 바젤은 그 거대한 규모와 희귀하고 파격적인 발상의 작품들에도 놀랍지만 방문객들의 패션 감각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 백신 접종자들을 중심으로 제한된 시간에 평소보다 20%나 적은 12,000명의 수용 인원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진행했으나 다시금 예전의 아트 바젤의 활기를 되찾은 듯한 인상을 남기며 26일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영국 작가 몬스터 체트윈드(Monster Chetwynd)의 작품 '눈물(Tears)' 공연단, 아트 바젤 행사장, 메세플라츠 공연 – 출처 : Art Basel>

<영국 작가 몬스터 체트윈드(Monster Chetwynd)의 작품 '눈물(Tears)' 공연단, 아트 바젤 행사장, 메세플라츠 공연 – 출처 : Art Basel>



박소영

  •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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