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풍요로운 가을에 떠난 여행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1.10.19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가위'는 추석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가을철의 가운데를 뜻하는 '가위'에서 유래되었다. 추석의 다른 말은 '중추절'이다. '중추절'은 한자의 뜻 그대로 가을의 중간 달이다.


한가위 우리말은 가을을 빼고 가운데의 의미만 살린 것이다. 여기에 '으뜸', '크다'는 뜻을 가진 '한'과 결합하여 오늘날의 [한가위]가 되었다.(출처: 스터디 코리안/재미있는 낱말 풀이)


2021년 올해의 추석은 9월 21일이다. 내 기억 속의 추석은 기다림과 설렘이었다. 고향을 찾았고, 가족을 만나기 위해 힘든 귀성길도 즐거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많이 변한 추석을 맞이하는 지금 아이들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3년 전 한국문화센터 [추석 그림 공모전] 출품작이다. 아이들의 모습이 밝고 예쁘다.

3년 전 한국문화센터 [추석 그림 공모전] 출품작이다. 아이들의 모습이 밝고 예쁘다.


골미떡, 시루떡, 찰떡, 증편, 기름구비. 모두 고려인들이 먹는 떡의 종류다. 떡을 만들어 주는 방앗간이나 가게가 없는 이곳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수고를 직접해야만 먹을 수 있다. 힘든 수고에도 고려인들의 떡은 150년이 지나 지금까지 이어지는 한국의 원조이다. 고려인들은 많은 떡 중에서 고유의 명절 추석에 먹는 송편은 모른다. 하지만 추석 아침이 되면 성묘는 모두 꼭 가신다. 여러 민족이 사는 러시아에서 한민족을 지키며 살기 위해서 고려인들은 삶에서 조상을 중요시했다. 4, 5세대 어린아이들도 다른 것은 기억 못 해도 [본]은 기억해야 한다. [경주 김, 달성 서 등] 발음은 정확하지 않아도 자손 대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소수민족 고려인들이 러시아에서 생활할 힘의 근원이다.


추석 전날 함께 모여 송편을 만드는 시간 내내 담소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한글학교 노인반 학생들은 고향에 온 가족이다.

추석 전날 함께 모여 송편을 만드는 시간 내내 담소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한글학교 노인반 학생들은 고향에 온 가족이다.


사라토프에 하루 평균 3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러시아 분위기는 대면 행사를 선호한다. 그래서 공간이 넓고, 분위기 좋은 야외 카페에서 21일 추석 행사를 했다. 행사 중간에 비가 왔지만, 80여 명의 참석자들은 풍성한 한가위 축제에 젖어 들었다.


[урожай 수확하다]라는 간판은 한국의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린다./야외 카페 전경

[урожай 수확하다]라는 간판은 한국의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린다./야외 카페 전경


고려인들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복잡한 역사적 이유로 오신 분들이다. 특히 한국 고유의 명절 추석이나 설날을 설명할 때는 더 복잡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하나이다. 그러면서 각자의 문화를 존중하고 알린다. 오늘 준비한 PPT는 이 모든 것을 보여 주었다. 증·조부모님의 북한과 일제강점기 한국, 부모님의 우즈베키스탄, 한국을 방문한 후의 한국문화, 이 복잡한 문화를 지금 젊은이들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려사람이라는 이름으로 지키며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한, 한국, 우즈베키스탄. 나라는 다르지만, 추석에 조상들에게 성묘하는 모습은 모두 같은 뿌리의 한민족이다.

북한, 한국, 우즈베키스탄. 나라는 다르지만, 추석에 조상들에게 성묘하는 모습은 모두 같은 뿌리의 한민족이다.


김 안드레이 [한국 문화 센터 리더]는 추석의 유래, 음식, 놀이, 한복에 대한 설명과 고전무용을 공연했다. 참석자들은 관심 있게 듣고 난 후 Cahoot!를 통해 문제를 맞히며 즐겁게 지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는 선물로 한국 라면과 세면도구를 전달했다.


공연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 알렉 할아버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다가 러시아에 온 지 20년이 됐습니다. 좋은 날에 고려인들이 적어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러시아 사람들이 정말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공연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 알렉 할아버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다가 러시아에 온 지 20년이 됐습니다. 좋은 날에 고려인들이 적어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러시아 사람들이 정말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추석 행사 후 한글학교 시작을 알리는 2021년 개강식도 함께 했다. 무더운 여름 방학을 보내고 만난 학생들은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고 한글학교에서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쓰인 작은 선물로 답례를 했다. 학생들은 내년에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며 [파이팅!]했다.


한글학교 신입생 사브챈꼬 율리야는 "처음 먹어본 한국의 떡(증편)은 모양도 예쁘고 너무 맛있었어요. 오늘 처음 한국의 고전무용을 봤어요. 한국 문화를 이곳에서 자주 볼 수 없는데 오늘 오기를 잘했어요.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라고 했다.

한글학교 신입생 사브챈꼬 율리야는 "처음 먹어본 한국의 떡(증편)은 모양도 예쁘고 너무 맛있었어요. 오늘 처음 한국의 고전무용을 봤어요. 한국 문화를 이곳에서 자주 볼 수 없는데 오늘 오기를 잘했어요.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라고 했다.


한국어 공부의 시작은 두려움과 기대감 그리고 설렘이 서로 교차한다. 이 마음을 보름달에 가득 담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사진 출처: 통신원 제공]


빈일숙
[러시아/사라토프] 빈일숙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러시아 사라토프한글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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