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스위스에서 한국을 알리는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29

[인터뷰] 스위스에서 한국을 알리는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2023년은 한국 스위스 양국의 돈독한 역사를 보여주는 수교 6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였다. 양국의 공식 외교는 1963년에 체결됐으나 남북 경계를 구분 짓는 공동경비구역 JSA(Joint Security Area)에는 1953년 한반도 휴전협정 이후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 스위스군이 여전히 주둔해 있다.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4,000여 명 남짓, 시민권 혹은 국적을 취득한 거주민은 2,100여 명으로 추정된다. 그 외는 학업 혹은 취업 이유로 단기간 거주자로 집계된다고 한다. 이는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혹은 이탈리아 등 주변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다. 그렇기에 한국문화가 스위스에 알려지기까지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위스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혹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스위스인이 한결같이 '스위스에는 왜 한국문화원이 없을까?', '우리도 문화원을 두고 좀 더 체계적으로 한국문화를 현지에 알리고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스위스에 한국문화원은 없지만 베른에 위치한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이 1963년 초창기 시절부터 한국문화를 스위스에 알리기 위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통신원은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에 계시는 안영민 서기관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았다.

올해는 한국 스위스 수교 60주년으로 많은 행사가 대사관 주최로 진행됐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대사관에서는 '공공외교 차원'으로 여러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사실 '콘텐츠의 다양화', '장소의 다양화'가 기획의 바탕이었는데 이는 스위스가 가진 특성과도 비슷합니다. 스위스는 연방 국가라는 특성상 각 칸톤(지방)마다 다른 특성을 갖고 있으며, 사용하는 언어들도 다양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수도 베른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해 다양한 장소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먼저 영화 부문을 살펴보면 1월과 2월 로잔 국립영상원 시네마테크(Cinémathèque Suisse)에서 지난 20여 년간의 한국 영화 23편을 선보였고 7월에는 로카르노영화제에 한국의 류승완 감독을 초청해 영화 <밀수>를 직접 소개했습니다. 9월 바덴(Baden)에서 열린 독립 애니메이션 판토슈영화제에서는 한국을 'Focus South Korea'로 정해 다양한 인디 애니메이션을 소개했습니다. 이때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냈습니다. 9월 취리히영화제에서는 한국을 주빈국으로 한국 영화 10여 편을 상영해 스위스 관객들이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클래식 음악 부문의 경우,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 방문 당시 취리히에서 교민 간담회를 열어 베른 한인 중창단의 멋진 가곡과 함께 스위스인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 '한울바람(HanulBaram)'이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4월에는 베른의 파울클리(PaulKlee)에 300여 명의 스위스 정부 및 경제, 문화계 인사, 외교단, 동포들을 초청한 가운데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현악 앙상블 수교 60주년 공연을 개최했습니다. 더불어 베른 요양원 도미실(Domicile)과의 협업을 통해 찾아가는 연주회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5월에는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발레의 성지라 불리는 로잔의 볼리외 극장(Théâtre de Beaulieu)에서 강수진 단장의 통솔 아래 국립발레단이 <해적>의 유럽 초연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1,100여 명이 넘는 관람객들로 극장이 만석을 이뤄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 한국 스위스 수교 60주년 기념 공연, 국립발레단의 '해적' - 출처: 국립발레단 제공 >

< 한국 스위스 수교 60주년 기념 공연, 국립발레단의 '해적' - 출처: 국립발레단 제공 >


이에 힘입어 지난 9월 모던 건축물과 클래식 연주회로 유명한 루체른의 KKL(Kultur- und Kongresszentrum Luzern)에서 경기도 무용단이 한국 전통무용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공연장으로 루체른의 KKL을 선택한 이유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스위스 중앙에서 한국의 전통이 스위스의 모던함과 맞물려 조화를 이루는 인상을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경기도무용단의 한국 전통무용 공연 - 출처: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

< 경기도무용단의 한국 전통무용 공연 - 출처: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


공식 행사 외 행사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코로나19가 거의 끝나가는 2022년 11월 금창록 대사가 스위스를 방문하시면서 양국의 문화예술 교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습니다. 그중 '김치 홍보 사업'을 꼽고 싶습니다. 해당 사업은 오랫동안 고심한 분야이며 진행 중에 있습니다. 스위스의 강점으로는 '작지만 강한 나라', '퀄리티', 그리고 '세계 최고의 호텔 요리 학교'를 꼽을 수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국의 김치를 스위스의 명성 높은 호텔 학교에 소개해 머지않아 전 세계에서 훌륭한 요리사로 활동하게 될 인재들이 김치를 활용한다면 10년, 20년 후에는 김치가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세계화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에 'EHL', '세자르 리츠', 'BHMS'에서 김치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특별히 대사 부인께서 직접 요리법 강연과 시연 그리고 실습에도 참여해 주셔서 친근함이 배가 되는 좋은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스위스 마켓에 발효 제품을 유통하는 회사도 워크숍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김치 제조 공정을 살펴보고, 김치를 담는 법도 직접 선보였습니다.


< 스위스 호텔학교에서 선보인 '김치 워크숍' - 출처: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

< 스위스 호텔학교에서 선보인 '김치 워크숍' - 출처: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


사실 스위스 요리로 유명한 라클레트(Raclett)은 오이 혹은 양파 피클을 녹인 치즈와 곁들여 먹는 음식인데, 김치와도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지난 6월 스위스 사교 클럽 샬레 무리(Chalet Muri)에서 한국 음식의 대표주자로 꼽는 김치, 김밥, 잡채 등을 소개하는 '김치-라클레트 행사'를 선보였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에 9월 대사관 행사에서도 다시 한번 선보였습니다.


< 9월 대사관 행사에서 선보인 '김치와 라클레트' 시식 - 출처: 통신원 촬영 >

< 9월 대사관 행사에서 선보인 '김치와 라클레트' 시식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9월 한국 스위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공동 우표가 발행됐습니다. 그 내용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우정사업본부와 스위스의 디 포스트(DiePost)가 공동으로 우표 65만 6,000장을 발행했습니다. 수교 60주년, 그리고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참여 70주년을 맞이한 기념으로 두 나라의 민속 풍경을 잘 담고 있는 마을을 우표에 넣었습니다. 스위스 칸톤 베른에 위치한 트룹(Trup)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외암마을이 선정됐습니다. 트룹마을은 2019년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마을이며 외암마을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어 2000년 국가문화재로 선정된 마을입니다. 두 마을은 뒤로 산을 끼고 있으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 주변으로 농지와 목초지가 펼쳐져 배산임수 풍경이라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 한국-스위스 수교 60주년 기념 우표, (좌)스위스 베른의 트룹마을, (우)충남 아산의 외암마을 - 출처: 스위스 디 포스트(Die Post) >

< 한국-스위스 수교 60주년 기념 우표, (좌)스위스 베른의 트룹마을, (우)충남 아산의 외암마을 - 출처: 스위스 디 포스트(Die Post) >


현재 스위스에는 한국문화원이 존재하지 않아 양국 간 공공 문화교류는 대사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위스는 인프라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주변국에 존재하는 문화원이 없습니다. 하지만 외교부 소속인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에서는 공공외교 차원으로 중재자이자 전달자로써 양국의 문화교류를 맡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한국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참석할 수 있는 큰 행사를 여럿 진행했습니다. 놀랍게도 매 행사마다 만석을 이뤄 한국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문화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크게 실감하고 있기에 아직 발굴되지 않은 부문도 열심히 독려할 계획입니다.


<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안영민 서기관 - 출처: 안영민 서기관 제공 >

<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안영민 서기관 - 출처: 안영민 서기관 제공 >


앞으로 어떤 문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신지 그 계획이 궁금합니다.
사실 올 한 해는 대사관이 많은 행사를 진행했고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하반기부터 여러 곳으로부터 프로젝트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2024년 가장 큰 행사로 2-3일에 걸쳐 여러 지역에서 영화, 음악, 음식 등을 함께 선보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국립발레단 제공
- 주스위스대한민국대사관 제공
- 통신원 촬영
- 스위스 디 포스트(Die Post), https://www.post.ch/de
- 안영민 서기관 제공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0